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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음료에 빨대 부착 금지"…벼랑 끝 내몰린 세계 1위 강소기업
출처:일요신문차이나
발표 시간:2020-12-17 14:23:5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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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종인 서일 회장(왼쪽)이 인도네시아 수방공장 생산라인에서 제품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. 서일 제공
◯종이 빨대도 금지…"세계 유례없는 규제"
환경부 개정안에는 '음료 제품에 빨대를 부착해서는 안 된다'는 새로운 규정이 담겨 있다.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관계자는 "개정안은 빨대가 아닌 재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"면서도 "플라스틱과 종이 등 원재료에 관계 없이 모든 부착형 빨대를 금지하는 내용"이라고 설명했다. 이르면 내년 중 이 법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. 이는 세계적 흐름과 동떨어질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만 있는 이른바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. 유럽연합은 2021년 7월부터,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21년 말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한다. 플라스틱을 소재로 만든 빨대만 대상일 뿐 생분해되는 종이빨대는 부착형이든 아니든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. 서일의 박재일 부회장은 "빨대 업계도 친환경이 대세이기 때문에 2년 전부터 종이 빨대를 양산하고 있고, 더 나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 연구개발도 꾸준히 하고 있다"며 "이 법이 시행되면 내수 시장 자체가 사라질 뿐 아니라 고용 안정성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"고 걱정했다.
서일은 1979년 설립된 빨대 제조업체다. 1980년대 구부릴 수 있는 U자형 빨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. 음료가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U자형을 한번 더 구부린 Z자형 빨대도 세계에서 처음 양산했다. 서일이 국내 김포를 비롯해 전 세계 9개 공장에서 연간 생산하는 빨대만 500억 개를 조금 넘는다. 금액으로는 약 2000억원어치다. 남다른 기술력 덕분에 창립 이래 단 한 차례 적자를 낸 적이 없고 매출도 뒷걸음친 적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. 박 부회장은 "서일은 구부리는 빨대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이 35%인 세계 1위"라고 말했다. 이렇게 승승장구해 온 서일 등 국내 빨대업계가 "느닷없는 정부의 과잉 규제에 발목이 잡히게 됐다"는 하소연이다.
김병근 기자 bk11@hankyung.com
원문출처: 한국경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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